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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 이야기 - 세운상가 01

도시이야기

by 도시연구소 2011. 4. 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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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가 있던 땅은 원래 소개도로가 있던 곳입니다. 
소개도로라는 것이 원래 공중 폭격으로 목조 가옥들이 불타는 것을 중간에 차단하기 위하여...
중간 중간 길을 내 놓는 건데..

일본이 진주만을 침공해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이 일본 본토를 엄청나게 폭격하기 시작하며
소개도로 필요성이 생겨나게 됩니다..

본토에만 있던 폭격이 점차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게 되며 서울에도 소개도로를 조성하게 되는데
그 첫번째 길이 바로 지금 세운상가가 있는 곳이었죠..

폭 50m 연장 800~900m 정도 되는 길이었죠. 
원래 살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시세의 절반 정도 보상금만 주고 다 내보내죠..

그런데 해방이 되고 곧이어 다시 6.25 전쟁이 터지고
실향민, 이재민, 피난민 뭐 온갖 사람들이 살 곳이 없으니 여기 소개도로에 무허가 판자촌을 짓고 삽니다.
아주 열악한 환경이죠. 집창촌도 만들어지고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여기에 도로가 조성되어야 하는데.. 사람들은 살고 있고..
서울시에서도 일방적으로 쫓아낼 수는 없고 해서
이 사람들에게 회유책을 씁니다. 나중에 여기 개발해 상가 건물 지으면 '입주권'을 줄테니 나가라고요..
그래서 나가는 사람들은 나가고.. 나가지 않는 사람들은 내쫓아내고..

당시 서울시장이 '김현옥' 이었는데.. 일에 미친 사람이었다고 하죠..
별명이 불도저였습니다. 그냥 뭐든지 밀어부치는 사람이었죠.. 이때는 민선 시장이 아니라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는 시정이었던 때죠...

불도저 김현옥 서울시장

1960년대 후반이었고 1인당 GDP는 150달러 정도 되는 시절이었죠..
서울시에서는 이땅에 50미터 도로를 조성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재정도 부족하고.. 여기 50미터나 되는
광로가 필요할 것 같지도 않고.. 일부는 도로로 조성하고 일부는 건물 지어 분양하면..
수익도 낼 수 있으니.. 15미터 도로를 양쪽에 두고 가운데 20미터 건물지어도.. 분양 면적이 꽤 나오죠..

그런데 서울시의 이러한 생각이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딴지가 걸립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교수.. 기술사.. 이런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위원회'는 설득하기가 참 어렵죠..
'경제 논리'가 별로 먹히질 않거든요..

원래 도로 부지였으니까 그냥 도로로 조성해라..라는게 도시계획위원회의 입장이었죠.
그러나 김현옥 시장.. 그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쓰지 않습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일은 그냥 밀어부칩니다.
판자촌 사람들 쫓아내고.. 재개발지구로 지정하고.. 착공 들어가려고 하죠..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몇 번이나 열리고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관심사이기도 하다보니 청와대의 압박도 장난아니었고요..
이래저래 말이 많았던 사안이었습니다. 

'위원장'이 타협안을 내어, 밑에는 도로로 조성하고 건물은 도로 위에 올리도록 합니다. 건물 위 데크에
보행자 도로를 두고요...

그리고 마침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통과되죠...
위원회의 역할은 또한 책임분산이기도 하죠.. 공무원이 질 책임도 없어지고..
위원들도 책임 질 일 없고...

그후 세운상가는 35살의 건축가 김수근에게 맡겨져 설계가 됩니다. 세운상가부터..
퇴계로까지 주욱 이어지는 긴 상가들이 만들어지죠..
세운상가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건축물이었으나 완공후 
몇년이 지나면서부터 엄청나게 욕을 먹기 시작합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참고문헌
서울 도시계획이야기, 손정목, 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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