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사 #02
지난 시간까지 용도지역제에 의한 도시계획의 탄생까지 이야기하였습니다.
(링크)
'용도지역제(= 지역지구제, zoning)'는 20세기 초부터 본격적으로 도시 내 토지이용을 규제하는 수단으로 시작하여 토지이용규제의 핵심적인 수단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참고 : 토지이용계획의 실행수단
토지이용계획을 실행하는 수단에는 규제수단과 유도수단(이상 간적접 수단), 개발수단(직접적 수단)이 있는데, 그 가운데 지역지구제는 대표적인 규제수단의 한 방법입니다.
1. 간접적 수단
가. 규제수단(Regulation)
1) 용도지역제(zoning)
2) 지구단위계획
3) 기반시설연동제
나. 유도수단(Incentives)
1) 세제·금융지원(ex. 산업단지)
2) 행정·재정적 지원, 인허가 의제
3) 도시계획시설(인프라) 정비
2. 직접적 수단
가. 개발수단(Development)
1) 도시개발사업, 택지개발사업
2) 정비사업, 재정비촉진사업
3) 개발행위허가
종합적인 용도지역제는 1916년 뉴욕에서 등장하게 됩니다. 그 이전에도 용도지역제가 부분적으로 활용되고 있었는데, 용도만을 규제하거나 높이만을 규제하는 것과 같은 단편적인 조치였습니다.
단편적인 조치들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880년대 갤리포니아 주의 각 시에서 중국인들을 격리시키기 위해 세탁소의 입지를 규제하는 조례를 마련 → 지역 분리의 발단이 되었음
1889년 수도 워싱턴에서 고도제한을 실시
1891년 미주리 주에서는 대로(大路)에서 특정 사업을 금지시킬 수 있는 법률 제정
1893년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의류산업을 금지하는 특정지구 지정
1898년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시에서는 코플러 광장 주위의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법률 통과. 1904년 보스턴 시 전역으로 고도 제한 확대 시행 → 도시 전역에서 높이를 24.4m로 제한하였으며, 상업 및 업무 지역에 대해서는 약 38m까지 허용
1909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도시를 공업지구와 주거지구를 나누는 조례 채택. 캘리포니아에서는 주거지구에서 세탁소 금지
초기 용도지역제는 시 전역을 규제의 대상으로 삼았지만, 특정 용도에 한정되는 등 부분적 지역제의 성격을 띄고 있음
왜 뉴욕에서 용도지역제가 시행된 것일까요?
뉴욕 맨해튼으로 이민자들은 몰려드는데, 토지가 부족하게 됩니다. 그러자 건축물이 보다 높게 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913년까지 맨해튼의 건축물을 살펴보면 9만 2천동의 건축물 가운데 90% 이상이 6층 이하였습니다. 그리고 20층 이상이 62동, 30층 이상도 9동이 있었습니다.
건축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점 높은 초고층 건축물을 지을 수 있게 되었는데, 아무런 건축물 높이에 대한 아무 규제가 없으면 기술이 되는 한 하늘까지 올라갈 기세였죠.
건축물이 높이 올라가도록 수수방관 할 수 없던 것이 건축물이 고층화되는데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고층건물은 화재와 같은 재난이 발생하였을 때, 대피하기 어려웠습니다 또, 고층건물이 도심에 집중하며 주변 지역의 일조권을 침해하였습니다. 그림자를 드리워진 지역은 부동산 가격도 하락하였습니다.
뉴욕 맨해튼의 5번가에 있던 지역 상인들은 '5번가 협회(Fifth Avenue Association)'를 만들었는데, 이들은 이민자들에 의한 상권의 잠식을 막고, 이 가로를 지역 상류층을 위한 고급명품 쇼핑지구로 조성하기 위해 용도지역제를 지원하게 됩니다. 1916년 뉴욕 시는 미국 최초로 '지역지구제 조례'를 채택하게 됩니다.
뉴욕의 용도지역제 내용을 살펴보면,
용도지구를 1) 주거지구, 2) 업무지구, 3) 제약이 없는 지구, 세 개의 지구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토지와 건물의 용도, 건물의 높이, 부지대비 건물의 점유율(건폐율)을 규제하였습니다.
건축물의 높이, 용도, 면적을 각 지구에 따라 서로 다른 규제를 적용한 것입니다. 초고층 건물을 제한하여 화재의 위험을 줄이고 채광과 위생을 보장하고, 도로체증을 감소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이 용도지역제는 기존 건물과 토지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새로 개발되는 건축물에만 적용하는 처방적 성격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많은 건축물들이 규제를 위반한 건축물이 될테니 난리가 나겠죠?
1916년에 만들어진 용도지역제는 1920년대 말부터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집니다. 하나는, 미 대법원이 1926년 유클리드 마을(Euclide Village)에서 적용중인 '용도지역제'가 헌법에 부합한다는 판결을 내려 용도지역제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된 것이고, 두번째는, '표준도시계획수권법(Standard City Planning Enabling Act, 1928)'이 공포된 것입니다.
뉴욕의 '지역지구제 조례'는 1961년 새로운 용도지역제 조례가 등장할 때가지 뉴욕, 특히 맨해튼의 도시계획 및 설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유클리드 지역제의 특징과 문제점
특징
1. 사전확정주의 : 토지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미리 예상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용도를 미리 정한다.사전 예견이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용도를 사전에 확정한다.
2. 적중주의 : 주거와 같이 보다 까다로운 환경을 필요로 하는 용도를 공장과 같은 하위 용도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3. 개발억제주의 : 미리 각 용도의 총량을 정하기 때문에 과도한 민간개발을 방지할 수 있다.
4. 시방서 규제주의 : 주거, 상업, 공업 등의 용도에 따라 앞마당의 규모와 형태 등에 관한 '시방서'를 통해 단위별로 규제한다.
5. 부지주의 : 개별 필지마다 용도를 정하여 토지이용을 규제한다.
6. 용도 순화주의 : 주거지에서는 공장과 아파트 등을 배제한다.
7. 지방이익 중심주의 : 자치단체와 주민의 이익에 목적을 둔다.
문제점
1. 용도변경 사유가 잦다. 한 번 결정된 용도가 개발에 따라 용도 변경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2. 단조로운 가로가 만들어진다. 규제에 따라 창조성이 결여된 단조로운 가로가 만들어진다.
3. 도시의 확산이 진행된다. 밀도 규제로 저렴한 교외의 새로운 땅으로 도시 확산이 진행된다.
참고 : 용도지역제
1. 용도지역제의 역할- 토지이용계획과 장래 목표의 가교 역할
- 토지이용계획의 중장기적 실행수단
- 토지이용의 공공적 통제수단
2. 용도지역제의 의의
- 인간과 토지에 대한 행위규제
- 토지이용에 대한 통제, 조정 : 지역단위, 포괄적
- 토지이용계획에 대한 인식제고 및 토지소유 형평성 유지
3. 용도지역제의 목적
가. 재산가치이론
- 토지이용 분리
- 우량자산 가치보존
나. 계획이론
- 도시기본계획, 토지이용계획의 실행수단 중 하나
4. 한국의 용도지역제 종류와 내용
가. 용도지역(4) : 도시지역/관리지역/농림지역/자연환경보전지역
나. 용도지구(10) : 경관/미관/고도/방화/방재/보존/시설보호/취락/개발진흥/특정용도제한
다. 용도구역(4) : 개발제한구역/시가화조정구역/도시자연공원구역/수산자원보호구역
5. 용도지역제의 연혁
가. 외국
- 1810년 독일 나폴레옹 1세 라인강지역
- 1884년 독일 Adickes 함부르크 근교 건축용적제
- 1885년 미국 캘리포니아
- 1916년 NY시 조례 제정
- 1926년 Euclid(오하이오 클리블랜드) 판결
6. 한국 용도지역제의 특징
- 용도지역 종류의 미분화 : 용도지역 변경 용이치 않음
- 용도구분 기준의 획일성 : 개성있는 공간형성 불가능
- 용도지역 지정 단위면적의 과대 : 세밀한 토지이용 구성 불가능
- 현상추인적인 지정 : 용도간 혼재, 관리 한계
7. 한국 용도지역제의 과제와 대책
- 용도지역 세분화 증가 : 차별적 용도제한, 입지 특성 반영 필요
- 하향적 지역제(Down zoning) 적용 : 환경의 질 확보위해 하향적 지역제 확대필요, 그러나 천편일률적 하향지역제는 토지자원 한계 극복과 도시성 확보에 지장을 주므로 신중
- 지구운영의 간소화 : 지구단위계획 보편화 추진
- 용도지역, 용도지구 제도 통합되어야 함 : PUD, MXD 등 활성화 필요
참고문헌
미국의 도시계획, 조재성, 한울
도시계획기술사 용어해설, 홍성덕, 예문사
2011.0516. 펴냄
2015.0208. 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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