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거래제도 / 개발권 양도제도TDR
우리나라 토지이용규제의 근간은 용도지역제(지역·지구제)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도 용도지역제를 근간으로 하여 토지이용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토지이용규제와 미국의 토지이용규제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용도지역제의 가장 큰 흠은 경직성입니다. 일단 한 번 용도지역이 결정되면 현상유지 위주로 토지이용행위를 규제하는데 치우치기 때문에 현실여건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 결정되면 그대로만 따라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용도지역제는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능동적으로 유도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용도지역제의 또 한가지 큰 문제는 경직된 제도의 운영으로 우발이익과 우발손실을 발생시켜 심각한 형평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토지이용규제의 취지가 좋은들 우발이익과 우발손실을 초래한다면 현실적으로 그 취지를 살리기가 어렵습니다.
형평의 논리로 인하여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 제한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데요,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TDR(Transferable Development Rights)로 불리는 개발권양도제도를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 선진국에서는 토지의 소유권과 개발권이 분리되어 왔습니다. 개발권양도제도란 쉽게 말해서 토지소유자가 행사할 수 있는 토지의 개발권을 특정 지역에서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대신 다른 지역에서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그린벨트와 같이 토지이용규제가 엄격한 지역을 계속 늘려가고 있는데요, 이 경우 토지이용규제를 받는 지역의 토지소유자가 입는 재산상의 손실을 다른 지역의 개발이익으로 보상하는 방법인 것입니다.
Department of City Planning in New York city
Copyright © 2010 Huron River Watershed Council
어떤 도시계획가는 용도지역제가 도입된 이래 개발권양도제도는 가장 혁신적이고 잠재력이 풍부한 토지이용규제 수단이라고 평가하였으며, 또 어떤 도시계획가는 개발권 양도제도가 앞으로 기존의 용도지역제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개발권 양도제도는 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은 것일까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개발권양도제도의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있었지만, 번번이 외면당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토지에 대한 개인의 사유재산권이 세계의 어느나라보다 강력하게 법적으로 보장되고 있어 개발권을 소유권으로부터 분리하는 제도를 그대로 도입하기에는 거부감이 너무 컸습니다.
그래서 <선진국 미래국토를 향한 용적률 거래제도의 도입 필요성>이라는 논문에서는 개발권 대신에 용적률을 거래하도록 하여 개발권양도제도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면서 제도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는 방안을 모색하였습니다. 개발권 양도제도에서는 토지의 개발권이 거래의 대상이 되는 반면에 용적률 거래제도에서는 용적률이 거래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 조금 다른 점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환경과 같은 공공재를 확보하기 위하여 용적률 거래제도와 같은 제도의 도입이 절실하게 요구될 것입니다.
2011.04.21.
참고문헌
<선진적 국토관리를 위한 용도지역제 개선과 손익조정제도 도입방안 연구>, 채미옥, 구형수, 안영아 지음
이정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의 서평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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